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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의해 비참해진 인간들의 이야기 블러드 오브 제우스

롤체방송애청자 2020. 11. 1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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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만 봤을때 블러드 오브 제우스 스토리는 헤론이라는 반인반신의 영웅담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좀 더 안으로 파고들면 그렇게 된 그의 삶이,

그리고 형,엄마의 삶이 신이라는 존재에 의해 철저하게 비참해진 것에서 기인한다.

보면 볼수록 슬픈 애니매이션.

< 이러니 헤론네를 좋아할수가 있나 >

어느날 갑자기 도시로 온 헤론과 그의 엄마.

근대 그들이 오고부터 도시에 먹구름이 끼고 해가 뜨지 않는다.

온종일 그러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당연히 멸시천대를 받으며 근근히 삶을 이어간다.

그런데 그렇게 된 이유를 엄마 엘렉트라에게 듣게 되는데..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출생의 비밀은 흥미진진 >

헤론은 어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듣게 되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도 알게 된다.

아니 우리아빠가 제우스신이라니 실화냐??

근대 신이면 신답게 위엄있고 경건하고 공명정대하며

사랑한 여자를 책임질 줄 알아야되는거 아니야??

뭔 놈의 신이 바람둥이 난봉꾼인거야. 

< 아놔 떡치는데 누가 방해함? >
< 아빠, 엄마가 보는데요 빨리 들어오셔야 할듯 >
< ㅇㅇ 지금감 ㅋ >

간쓸개 다 빼줄것처럼 대할때는 언제고 제우스는 헤라가 본다는 말을 듣고 쿨하게 바로 칼퇴. 

심지어 엘렉트라는 처녀도 아니고 왕의 부인으로 유부녀다.

오늘날 어느 종교에서나 신은 절대존엄의 존재인데 반해

그리스신화의 제우스는 유부녀랑 떡치는 불륜남에다가 책임도 안지는 뻔뻔한 놈으로 나온다. 

이는 그리스인들의 신에 대한 관점이 어땠는가를 보여주는 대목.


신도 인간과 똑같이 행동한다라는 생각은 아마 도시국가를 이루며 연맹체 형태로 있었던

그리스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페르시아, 로마등등 절대왕정의 대제국에서는 신은 절대적인 존재이며

왕은 신의 아들로 당연히 절대복종해야 하는것이 정치적으로도 좋았을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는 그런게 아니어서 그런지 민주주의가 일찍 발전해서 그런것인지

신에 대한 묘사가 그렇게 절대선을 추구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는듯.

그냥 하는짓이 사람이랑 똑같다.

< 헤론 속마음 : 씨발로마 바람피고 애생기니까 버리는거냐? >

헤론은 당연히 억울하다. 제우스놈이 가만히만 있었어도 엄마는 불행해지지 않았을것이다.

물론 자신도 태어나지 않았겠지만.

하지만 어찌되었건 자신의 형과 엄마는 궁전에서 편안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갑자기 제우스가 개꼴려서 엄마랑 헤론은 쫒겨나고 멸시천대 받으면서 살고 있는데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제우스는 고작 배고플때 토끼주고 그딴거나 해주고 있다.

헤라한테 들킬까봐 먹구름까지 해놓고 아주 두집살림하심.

토끼같은거 주지 말고 떵떵거리며 살게 해주던가 아니면 애초에 신이면 신답게

인간이랑, 게다가 유부녀랑 떡을 치지 말던가해야하는거 아니요?? 

< 제우스 속마음 : ㅇㅇ 엔조이 >

재미좀 보려는것 뿐이었는데 제우스는 속상하다.

애가 생겼으니 신의 아들로 모른체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배다른 아들 올림푸스로 가봐야

정실부인 헤라한테 좋은소리 들을거 없다. 헤라가 질투의 신이라고??

애초에 다른여자랑 떡치고 다니는 남편이 뭐가 이쁘겠나.

게다가 한두번이 아니다. 헤론은 9번째 사생아다. 진짜 선을 넘은건 오히려 제우스다.

이러고도 헤라가 안빡치면 부처님이지.

하나님도 자신이 만든 피조물인 인간에게 빡쳐서 물로 다 쓸어버렸던 마당에

헤라는 하늘의 신이면서도 사생아랑 그 엄마만 죽이려고 하면 양반아닌가??

< 잡았다 요놈 >
< 아이고 이제 탄핵먹고 감방가셔야겠네요 >
< 엘렉트라 큰아들 >

이 세라핌 이인간 아주아주 인생굴곡 제대로 꼬인 사람이다.

거인족의 시체를 먹고 멜리도니인의 지도자가 된 세라핌.

멜리도니인은 인간들이 악마라고 부르는 족속. 단지 살고자 했을뿐인데,

단지 엄마랑 행복하고 싶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인생이 꼬이는지...

이게 다 제우스 때문이다. 제우스만 아니었으면 세라핌은

그냥 평탄하게 왕의 아들로 세자책봉받고 편하게 포도나 뜯어먹다가 왕되면 되는거였다.

제우스 때문에 개꼬여서 눈뻘건 악마로 사는중.

< 엠병 까고있네 >

하긴 제우스가 틀린말을 한건 아니다. 신도 실수를 한다. 성경에도 나온다.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한걸 후회하시고 인간들을 물로 다 족쳐버리려고 했는데

노아는 아주 말을 잘들어서 살려주기로 한다. 아 물론 편하게 살려준건 아니고

엄청나게 큰 방주를 '직접' 만들라고 한다.

개고생하며 몇년에 걸쳐 방주를 만들고 탑승.

아무튼 세계 3대종교 중에 하나인 기독교의 신도 인간을 만든걸 후회했는데

제우스라고 별다를거 있겠나. 

< 점점 치닫는 막장드라마 >
< 헤라는 절대로 해선 안될 짓을 해버리며 막장드라마를 끝내려 한다 >

헤라는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이미 9번째다. 충분히 참았다.

그런데 대충 끝내자니 찝찝하고 상대가 제우스라서 더 까다롭다.

그래서 정말정말 하면 안될 금기에 손을 댔다.

그 옛날 신들이 티탄을 물리쳤을때, 티탄의 피가 바다에 닿아 만들어진 거인족.

그리고 그 거인족을 봉인해놓은 항아리를 찾아서 봉인해제 시켜버린것!!


이제 헤라와 제우스의 집안싸움은 올림포스와 세계를 건 전쟁으로 발전된다. 

아니 근대 왜 그걸 헤론이 막아야하지?

나는 헤론이 제우스 편에 선다는 것도 억지같고

그렇다고 자기죽이려고 하는 헤라편에 선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나같으면 이놈이고 저놈이고 그냥 둘다 박터지게 싸우는거 구경하다가

나중에 세상이 거인족한테 망하면 그때 같이 죽는다는 심정으로 관전플레이하겠다.

 

나와 어머니를 멸시천대한 세상?? 개나 줘버려야지.

나와 어머니를 평생 고통속에 몰아넣은 개같은 아빠?? 죽던 말던 무슨상관인가.

나와 어머니를 죽이려 찾아다닌 헤라?? 죽던 말던 무슨상관인가.

커다란 맥락에서의 스토리로 보면 재미있는 애니다.

그러나 헤론의 입장에서, 그리고 형 세라핌의 입장에서, 엄마 엘렉트라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가슴찢어지는 가족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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